[서울/송파]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 느낌 풀풀_고인돌<돈까스&우동>
어릴 때 가족끼리 종종
경양식 돈까스를 먹으러 가면
따뜻한 수프와 빵이 나오는 게
그게 참 괜스레 좋았고
특히 그 뭉근하고 부드러운
돈까스 소스가 너무 맛있었다
크고 나서도
바삭바삭한 일본식 돈까스가
한창 유행할 때도
난 이 까슬까슬하지 않은
경양식 돈까스가 그렇게 좋았고
시판용 돈까스 소스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경양식 돈까스 특유의 그 소스가
항상 너무 그리웠다
맛집은커녕
경양식 돈까스 찾는 것조차
어려운 요즘이었는데
수프와 빵은 나오지 않아도
딱 봐도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 느낌
풀풀 풍기는 곳을 찾았다
바로 송파 <고인돌> 돈까스
간판부터 옛 감성이 가득하다
저 폰트라니
저 폰트로 가게 이름도
심지어 <고인돌>이다
왠지 수업 끝나면
친구들이랑 교복 입고 막 달려갈법한
학교 앞 오래된 분식집 느낌
<고인돌> 돈까스 영업시간
11:30~19:30
공휴일 휴무 / 토요일 제외
재료 소진 시 일찍 끝난다던데
실제로 저녁에 가면
종종 못 먹는 일도 있는 것 같았다
메뉴는 메인인 돈까스와 우동, 라면
세 가지 그리고 공깃밥뿐이다
그중에서도 우동, 라면은
단품으로는 주문이 불가하다
난 돈까스만 먹기엔 아쉽기도 하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돈까스와 어울리는 우동도 하나 시켰다
김치와 단무지는 셀프
반찬을 가져오면서
한 번 둘러본 가게 내부는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였다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
딱 어릴 때 다니던
학교 앞 분식집 같은 느낌이다
돈까스(\6,000)
나오자마자
설레게 만드는 돈까스였다
까슬까슬하지 않지만
바삭바삭해 보이는 튀김옷과
부드럽고 뭉근해 보이는,
시큼함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울듯한
그 특유의 소스 느낌
드디어 찾았다
내가 시킨 돈까스는 일반
나온 모습을 보니
딱 맛있을 것 같은 확신이 와서
특대를 시킬걸 하고 후회했다
구성은 심플하게 돈까스와
양배추 샐러드, 스위트콘, 마카로니
양배추 샐러드는 특이하게
머스터드 소스와 함께 나왔다
일반 돈까스는 성인 남자 손보다
조금 넘는 정도일까
생각보다 엄청 크진 않다
잘 먹는 사람이라면
특대 시켜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맛있어서
일반으로는 확실히 아쉽다
나는 우동을 같이 시켜서
일반으로 했는데
다음에는 같이 시키더라도
꼭 특대 시키기로
돈까스 자체는 두껍지 않았지만
튀김옷은 바삭바삭했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소스인데
한 번 콕 찍어먹어 봤을 때
'!&?'
느낌표와 물음표가 동시에 왔다
만족스러울 만큼
정말 정말 맛있는 소스인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과일맛이 난다거나, 땅콩 맛이 난다거나 그런 거)
경양식 돈까스 특유의
그 소스 결에 속하기는 하는데
뭔가가 다르다
심지어 이 집 소스만의
정말 독특한 맛과 향이 있다
이곳 돈까스 소스는
여느 경양식 돈까스 소스처럼
마치 수프 같은
부드럽고 뭉근한 느낌도 덜하고
경양식 돈까스는
시판용 소스의 그 시큼한 느낌이
거의 없는데
여기는 뭔가 새콤달콤하면서도
설명하기 힘든 특유의 향이 있다
그 향이 또 포인트인 것 같은데
너무 매력적인 맛이었다
우동(\3,000)
휴게소에서 팔 것 같은
옛날식 분식집 우동
아래는 돈까스를 시키면 나오는
서비스 국물이고
위에가 따로 시킨 우동
같이 나오는 국물에도
귀여울 정도로
면이 조금 들어가 있다
우동에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국물이 매콤하고 시원했다
어묵도 같이 들어가 있는
어묵 우동이었는데
여기 돈까스랑 참 잘 어울렸다
목 막히지 않으려고,
돈까스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또
그냥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구색처럼 시킨 메뉴인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던
우동이었다
사진에 보이는 김치가
돈까스와 궁합이 또 좋았다
새콤달콤한 돈까스 소스와
살짝 익은 시큼한 김치
우동을 곁들여 먹으니
일반 돈까스 크기는 딱 적당했다
금방 순삭하지만
먹고 나면 배 팡팡 할 정도
입에 한 조각씩 가져갈 때마다
대체 이 소스는
뭘로 만들었을까 추측하면서
감탄하며 먹었다
한 조각 한 조각 줄어가는 게
이렇게 슬플 줄이야
사실 문정동 골목떡볶이
먹으러 가던 길이었는데
우연히 가는 길에 있어서
이곳 <고인돌> 돈까스에 들렀다가
너무 만족해버린 나머지
모든 분식 욕구가 해소됐기에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찾은 경양식 돈까스 맛집
가격까지 착한 송파 <고인돌> 돈까스
먼 걸음 해서라도
자주 오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
강력하게 들었다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 느낌 풀풀
송파 <고인돌> 돈까스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