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볶이 처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대학로 <나누미떡볶이>
계속 벼르고 벼르다
이번에 마음먹고 찾아가 봤다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방향으로 쭉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나누미떡볶이>
나름 도로변에 있어
곧잘 보이는 위치에 있다
아 그리고 신기한 게
영업시간이 24시간이라고 한다
분식처돌이에겐
넘나 좋은 인프라

평소엔 줄 서서 먹는다던데
코로나 영향인지
내가 찾아간 날은 주말임에도
사람이 없어서
기다리지 않고 금방 먹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곳을
HOT떡볶이 또는 에쵸티떡볶이
라고도 부르던데
옛날에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됐었다는 것 같다
어쩐지 '쥔장'이라는 말부터
세기말스러워서 정겹다

메뉴는 이렇게 간단하게
딱 네 가지
<쌀떡볶이/김밥/찹쌀순대/부산어묵>
여느 맛집이 그렇듯
단출한 메뉴에서
오히려 자신감이 느껴진다
나는 하나씩 다 시켜보기로
(먹부림)

들어서기도 전에
눈길을 사로잡는 새빨간 떡볶이
딱 봐도 진득해 보이는 소스가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이곳에서 떡볶이만큼이나
유명한 이 부산어묵
그렇게 두툼하고 쫄깃쫄깃
맛있다던데 기대가 된다
가게 내부는 듣던 대로
굉장히 좁았다

특이한 게 가운데
이런 큰 원형 테이블이 있고
벽면을 둘러 바 테이블이 있는
특이한 구조

인기도 많겠지만
워낙 내부가 협소해서
여차하면
기다릴 수밖에 없는 듯
가장 먼저 나온 첫 번째 메뉴
김밥(\4,000)

엄청 소박한,
옛날 집 김밥이나
딱 기본 야채김밥 같은 느낌
속재료가 푸짐하거나
색다른 재료가 들어간다던지
그런 요즘 김밥이 아니다
당근, 단무지, 어묵, 햄, 맛살
이 정도가 끝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오히려 그 심플한 재료 탓에
투박함이 느껴지는
추억의 맛 때문이 아닐까
역시 메인은
쌀떡볶이(\4,000)
드디어 영접하는구나

밀떡파인 나지만
종종 이렇게 쌀떡볶이가 땡긴다
나누미떡볶이는
짧뚱한 매력의 쌀떡이 주재료
그냥 쌀떡이 아니라
가래떡을
숭덩숭덩 잘라낸 이 특유의 느낌
매우 호

위에 살짝 뿌려진 깨와
송송 썰어진 파가 곁들여져
더 맛있어 보인다
그 비주얼에 홀려서
내가 여기까지 찾아오게 만든
나누미 떡볶이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은근한 달달함이 풍겨서
단짠매콤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누미떡볶이 찐맛 포인트는
바로 이 떡인 것 같다
정말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쫄깃하고
난리 난다
이렇게 확 느껴질 정도로
떡이 맛있는
떡볶이는 오랜만인 듯
나름 기대했던
부산어묵(\1,000)

확실히 두툼하고
쫄깃쫄깃했다
국물도 딱 맛있는 분식집 느낌

이렇게 부산어묵을 위한
간장그릇이 놓여 있는데
솔로 후루룩 발라 순삭했다
투박한 맛의 야채김밥은
꾸덕한 쌀떡볶이랑 궁합이 좋았다
참 별것도 안 들었는데
맛있단 말이야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나한테는
아주 미미하게 매콤한,
오히려 달달함이 더 강했던
이 꾸덕한 떡볶이 국물에
야채김밥은 너무나도 좋좋 조합

흑흑
또 먹고 싶다
내게 너무 먼 나누미떡볶이
이제 아는 그 맛이라
더 먹고 싶어 진다
짧뚱한 가래떡,
매콤달달 꾸덕한 쌀떡볶이
그리고
투박한 매력의 야채김밥
두툼쫄깃한 부산어묵
곁들여 먹는 메뉴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쌀떡파에게 소중할
밀떡파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떡볶이 찐맛집
대학로 <나누미떡볶이> 포스팅 끝.